내가 읽은 책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초록빛72 2021. 1. 11. 14:10

티비보다 우연히 강원국 작가의 강연를 듣게 되었다. 독서와 글쓰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와~ 나도 저렇게 글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미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하신 분이었다.

최근에 출판한 '나는 말하듯이 쓴다'를 읽었는데 380페이지로 이 책 또한 한번 읽어서는 완전히 내것이 될 수 없다.

반복읽기를 해야하는 책중에 하나이다.

 

 

p.90 책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말해보라고 권한다. 특정 주제로 열시간 이상 말할 수 있으면 당장 책을 써도 된다. 예를 들어 자서전을 쓰고 싶으면 자신에 관해 말해보라. 열 시간 이상 말할 수 있으면 이미 책 한권을 쓴 것이다.

p.94 글쓰기는 왜 어려울까?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워서다. 두려워서 자신이 없다. 자신 있으면 두렵지 않고, 두렵지 않으면 쓸 수 있다.

글쓰기가 두려운 대표적인 이유는 첫 문장 때문이다. 첫 문장을 쓰기 전이 가장 두렵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듯 글쓰기 직전, 뇌는 마지막 발악을 한다. 어떻게든 안 써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뇌를 이기는 방법은 기습적으로 무턱대고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요령 피우지 못하도록 일단 쓰기 시작해야 한다. 확실히 시작이 반이다. 공부하기 전이 힘들지 막상 책상에 앉으면 마음이 편하다. 글쓰기는 특히 그렇다.

p.97 결국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많이 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는다. 뒷심이 붙는다. 한 문장 한 문장에 과도하게 힘줄 필요도 없다. 말하듯 쓰기만 해도 맛이 산다.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노력하면 자기 자신을 믿게 된다. 자존감이 충분한 사람의 글은 그 자체로 멋있다. 독자도 이를 안다.

p.160 누구나 지식으로 쓸 수 있다. 세가지만 갖추면 된다. 남이 모르는 지식을 찾을 수 있고, 찾은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며, 그것에 자기만의 해석을 달 수 있으면 된다.

내 지식이 글이 되려면 현실에 접목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 자체만으로는 글 안에서 가치를 발취하지 못한다. 독자는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이 자기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내가 이런 것을 알고 있다고 아는 체하는 정도로만 쓰이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 그 지식을 현실에 접목하고 적용해서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해법을 제시하며 미래를 전망해야 지식의 부가가치가 생긴다. 아무리 해박해도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식을 써먹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p.169 사람들이 글쓰기 요령을 자주 묻는데, 나는 일단 쓰고, 끝가지 쓰고, 자주 쓰고, 계속해서 쓰라고 말한다.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바로 메모다.

 

​p.173 나는 독서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글을 써야 했다. 그게 밥벌이였으니까. 그래서 죽기 살기로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방법을 찾았다.

첫째, 모방하며 읽기다. 김훈 작가의 형식을 본받기 위해 일정 기간 그의 소설만 읽는 식이다.

둘째, 고전읽기다. 더 읽으면 좋겠지만 세 권만 정독해도 고전의 프랙털(fractal)을 확인할 수 있으니 30권 읽은 것과 진배없다.

셋째, 목차 읽기다. 책의 정수가 담긴 목차를 즐겨 보라.

넷째, 요약하며 읽기다. 방금 읽은 내용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는 것이 요약이다. 한 권 다 읽은 다음 하지 말고 수시로 요약하자. 그래야 훈련된다.

다섯째, 챙기며 읽기다. 1,000권을 읽어도 자기 것이 만들어지지 않는 독서는 의미가 없다 글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우고 깨달았는지 짚어봐야 한다. 그런 게 하나도 없으면 찾을 때까지 읽기를 멈추는 게 좋다. 읽는 이유는 쓰기 위해서다.

여섯째, 메모하며 읽기다. 메모한 것만 남는다. 나머지는 모두 잊는다. 무엇보다 메모하는 행위 자체가 글스기 연습이다.

일곱째, 읽은 걸 말해보기다. 토론하든지, 친구에게 말하든지 읽은 것을 누군가와 나눠야 한다.

여덟째, 동시에 여러 권 읽기다. 내 경험상 똑같이 세 시간을 공부해도 국어, 영어, 수학을 한 시간식 공부하는 것보다는 20분씩 번갈아 보는 게 낫다. 이런 융합과 통섭이 창의력 발달에 이바지한다.

아홉째, 궁금증을 좇아 읽기다. 목차를 보고 궁금한 데서부터 읽는다. 읽다가 앞이 궁금하면 앞으로, 뒤가 궁금하면 뒤로 건너뛴다.

열째, 빠져 읽기다. 빠져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아는 것은 건너뛰고, 모르는 것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열한째, 비딱하게 읽기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편견을 배제하고 알량한 지식으로 속단하지 않으며,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 생각해보고 까칠하게 시비 걸며 읽는다.

열두째, 의미 찾아 읽기다. 뜻이 아리송한 단어나 개념은 일단 전후 맥락으로 이해하되, 나중에 반드시 정확한 의미를 찾아본다. 글을 읽는 것은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이고, 그러려면 단어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독서할 때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을 수시로 찾아보자.

p.187 글은 경험이 많을수록 잘 쓸 수 있다. 경험하려면 시도해야 한다. 시도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작을수록 좋고, 다른 하나는 클수록 좋다. 작을수록 좋은 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클수록 좋은 건 목표요, 꿈이다.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쌓이고 그 이야기가 글이 된다.

 

p.214 간결하게 설명하는 세 가지 방법

첫째, 단도직입적으로 해야한다.

둘째,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셋재, 군더더기를 빼야한다.

 

간결함은 이런 자세에서 나온다. 내가 이것까지 말할 필요가 있나 따져본다. 가지 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추가할 것 보다는 뺄 것을 먼저 찾는다. 써야 할 것을 안쓰는 잘못보다, 안 써야 할 것을 쓴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p.253 지식과 정보의 홍수 시대다. 간결함이 미덕이다. 무엇을 뺄지, 무엇을 쓰지 말지 아는 게 중요하다. 요약이 능력이다. 요약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

 

글쓰기를 하던, 악기를 배우던, 외국어를 익히던 간에 항상 시작은 과감히 하고 시작을 했으면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이게 될까 안될까 고민하기보다는 시작부터 하고나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난 항상 시작도 하기전에 고민부터했다. 고민하다 지쳐 시작도 못한적이 많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이제야 공감된다.